미국 매사추세츠주 레즈비언 바 Last Ditch, 마스크 의무 완화로 지역 퀴어 사회 보이콧 직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서부 그린필드에 위치한 포용적 레즈비언 바 겸 복합예술공간 Last Ditch가 토요일 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자율화하기로 결정한 이후, 지역 퀴어 커뮤니티 일부의 거센 반발과 불매운동에 휩싸였다. 이번 조치는 누적된 적자로 인한 폐업 위기를 극복하고 일반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였다.
논란은 2026년 8월 31일 바 측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공지에서 시작되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면역력이 약하거나 장애가 있는 디바들에게 애정을 담아 알립니다. 토요일 밤에는 마스크 착용이 자율화됩니다”라는 문구가 포함되었다. 다른 요일에는 실내에서 KN-95 등급 이상의 마스크를 상시 착용해야 하는 엄격한 규칙이 유지되었다. 이 공지는 즉각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켰으며, 온라인 활동가들과 일부 단골손님들은 경영진이 ‘비장애인 중심주의(에이블리즘)’에 빠져 취약 계층의 건강을 위협하고 차별했다고 비난했다. 뒤이어 발표된 공식 사과문 역시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 텍스트(alt-text)가 누락되어 반발을 키웠다.
보스턴 글로브(The Boston Globe)의 보도 에 따르면, 이번 방역 수칙 변경은 극심한 재정난 때문이었다. 이 공간은 2025년 4월 세 명의 청년 활동가가 상호부조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설립했다. 형편에 따라 입장료를 내는 ‘자율 지불제’를 운영해 무일푼인 사람도 무료로 입장시켰고, 의류와 약품 등을 무상으로 배부했다. 그러나 대다수 방문객이 입장료를 내지 않아 빠르게 자금난에 빠졌고, 공동창립자 두 명은 개인적 사정과 건강 문제로 운영에서 물러났다. 결국 프랭클린 카운티 커뮤니티 개발 공사로부터 빌린 창업 대출금 5만 달러와 밀린 임대료 3,900달러 등 모든 부채가 유일하게 남은 운영자인 26세의 재키 마텔리언(Jackie Matellian)에게 떠넘겨졌다. 마텔리언은 공간을 지키기 위해 네 가지 일을 병행하며 6개월 동안 자신의 트럭에서 숙식해야 했다.
9월 11일에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 중재인을 동반한 커뮤니티 모임이 열렸다. 마텔리언은 눈물을 흘리며 막대한 부채와 혼자 운영하는 데 따른 한계를 토로했으나, 지역 활동가 소에 누아르(Soe Noire)를 필두로 한 비판자들은 그가 감정적으로 조작하고 취약 계층에 가한 피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반면 바 직원들은 지나치게 엄격한 방역 규칙이 일반 대중을 멀어지게 했다고 지적했다. 인구 약 1만 8천 명의 그린필드에서는 두 달 넘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손님들이 과도하게 훈계적인 분위기를 기피했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 이후 이 사건은 미국 전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뉴스위크(Newsweek) 에 따르면, 전국에서 쏟아지는 리뷰 테러로 인해 구글은 해당 공간에 대한 온라인 리뷰 등록을 일시 중단했다. 반면 지역 신문 그린필드 레코더(Greenfield Recorder) 는 시내 상인들과 주민들이 마텔리언에게 위로와 지지를 표명하며, 마녀사냥식 비난을 비판하고 소도시에서 사회적 사업을 운영하는 고충에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후 그린필드 레코더의 보도 는 양측의 입장을 함께 전했다. 소에 누아르는 COVID-19가 사라진 것이 아니며 The Boston Globe가 일부 손님들의 반대 배경에 있는 보건 우려보다 가장 격한 반응에 더 집중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러 지역 사업자는 토요일의 마스크 선택제를 지지하고 이번 관심이 바의 생존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의회 의장 로라 원돌로프스키는 전국적 관심이 소규모 사업체에 불공정하다며 공간의 미래를 우려했다.
9월 24일까지 Last Ditch의 모금액은 목표 1만 2,500달러의 78%에 도달했고, 미국 다른 지역과 영국에서도 기부가 들어왔다. Recorder에 따르면 이 돈은 밀린 임대료 3,900달러, 마스크와 COVID-19 검사, 산업용 공기청정기, 급여와 수리비에 쓰일 예정이었다. 바는 누아르에 대한 괴롭힘을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면서, 공간에 불을 지르길 바란다는 댓글은 누아르가 작성한 것이 아니며 마텔리언의 주거 문제를 조롱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Last Ditch는 9월 말에도 영업을 계속했다. Newsweek는 음악과 클럽 행사가 일정에 남아 있었고, 공간이 토요일의 새 방침을 철회한다고 발표하지 않았으며, 10월에 또 다른 커뮤니티 회의를 계획했다고 전했다. 9월 27일 자 The New York Times 보도 에 따르면 토요일 개장 전 바 안에서는 또 다른 회의가 진행됐고, 일부 지역 주민은 돈을 쓰며 사업체를 지원하려고 일부러 찾아왔다. 우려됐던 폐업은 당시까지 현실화하지 않았지만 Last Ditch의 재정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했다.
Last Ditch는 매사추세츠주 파이오니어 밸리의 LGBTQ+ 커뮤니티를 위한 프랭클린 카운티의 독립 퀴어 문화공간으로, 바와 공연장, 상호부조 거점 역할을 겸하고 있다.
앞서 «우라니아»는 미국 내 레즈비언 바들의 생존 투쟁과 상업적 지속가능성 및 이념적 요구 사이의 갈등을 다룬 레이첼 카프 기자의 저서 «레즈비언 바 연대기» 를 소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