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법원, 전시장 내 'LGBT 선전' 혐의로 개러지 현대미술관 보안 책임자에 벌금형 선고

2026년 10월 6일 모스크바 치안 법원 공식 포털에 게시된 결정문에 따르면, 모스크바 개러지 현대미술관(Garage Museum of Contemporary Art)의 보안 책임자인 세르게이 클류체레프가 “비전통적 성관계 선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10만 루블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독립 언론 미디어조나 가 보도한 판결문에 따르면, 이번 행정 처분의 대상이 된 것은 미술관의 ‘개방형 수장고(Open Storage)’ 전시에 포함된 두 점의 작품으로, 예술가 올가 토브렐루츠의 1994년 단편 비디오 영화 《지혜의 슬픔》과 류드밀라 고를로바의 포토노블 《내가 사랑하는 법》이었다.
러시아 행정법 제6.21조 제1항에 따른 벌금 처분은 8월 31일 야키만카 구역 제396 사법지구 치안 판사 니콜라이 슐리코프에 의해 내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2026년 5월 현지 내무부 수사관이 미술관 2층 전시실을 현장 조사하며 전시물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채증한 것이었다. 경찰은 확보된 자료를 민간 감정기관인 ‘사회문화 감정 센터’로 보냈으며, 센터의 나탈리야 크류코바 대표와 언어학 전문가 알렉산드르 타라소프는 해당 작품들이 “비전통적 성관계 및 성적 취향을 선전하는 징후를 포함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성소수자 전문 매체 파르니 플러스 에 따르면, 판결문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장면이나 문구가 법을 위반했는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올가 토브렐루츠의 9분짜리 무성 단편 《지혜의 슬픔》은 알렉산드르 그리보예도프의 고전 희곡을 신학원주의(Neo-Academism)와 초기 컴퓨터 그래픽 기법으로 패러디한 희극으로 성적인 묘사가 일절 없으며, 퀴어 문화와 관련된 유일한 요소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유명 드랙 퍼포머이자 미술가인 블라디슬라프 마미셰프-몬로가 알렉세이 몰찰린 역으로 출연한 점뿐이었다. 또 다른 작품인 류드밀라 고를로바의 작업은 여성들의 인물 사진 26장에 대중 통속 멜로드라마의 문구를 결합한 개념미술이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미술관은 2024년 12월 클류체레프에게 전시물이 러시아 국내법에 부합하는지 점검하고 문제 소지가 있는 작품에 대해 사전 감정을 건의할 책무를 부여했다. 법원은 보안 책임자가 해당 작품의 전시를 허용한 것이 행정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클류체레프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피고 측 변호인은 무죄를 주장하며 위법 행위의 성립 요건이 결여되었으므로 사건을 각하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피고인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이며, 관할 구역 법원의 다음 기일은 10월 26일로 예정되어 있다.
개러지 현대미술관은 2008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큐레이터 다샤 주코바가 설립한 러시아 현대미술의 핵심 연구 및 아카이브 기관이다. 2022년 봄 이후 대규모 기획 전시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감정을 맡은 사회문화 감정 센터는 과거 푸시 라이엇, 인권 단체 메모리알, 여호와의 증인 해산 등 주요 정치적 사건에서 검찰 측 감정서를 작성해 온 기관이다.
앞서 *우라니아(Urania)*는 개러지 미술관 보안 책임자에 대한 ‘LGBT 선전’ 혐의 사건 수사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 당초 언론들은 1980년대 미술 전시회에서 압수된 두 남성의 영상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번에 공개된 법원 판결을 통해 개방 수장고의 토브렐루츠와 고를로바 작품이 처벌 근거였음이 명확히 확인되었다.


